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 모임, 그 30일의 기록

by 센터 posted Mar 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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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호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활동가



직장갑질119는 5개의 온라인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 온라인모임 1호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 모임’

   (http://band.us/n/a1aeve36I8n8l)

∎ 온라인모임 2호 ‘병원 간호사-직원 노동존중모임’

   (http://band.us/n/a3aev68121Fdk) 

∎ 온라인모임 3호 ‘어린이집 갑질근절! 보육교사 모임’

   (https://band.us/n/a6acvbR325u62)

∎ 온라인모임 4호 ‘방송계갑질119’

   (https://open.kakao.com/o/gOk7PnD)

∎ 온라인모임 5호 ‘반월시화공단 노동권리모임’

   (https://band.us/n/a2adv9oeo9c5b)


아래는 직장갑질119 온라인모임 1호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모임’이 만들어지고, 모임이 노동조합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다. 업종별·모임별 성격과 상황이 다르기에 모든 모임이 노동조합으로 이어질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     ‘보건의료노조 한림대학교의료원지부’의 사례가 일반화 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직종별 종사자들이 온라인 공간에 모여 갑질을 토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직장갑질119가 온라인 모임을 만들어가려는 이유다.  



2.직장갑질.JPG


11월 2일


닉네임 ‘적폐한림청산일송’이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등장했다. ‘적폐한림청산일송’은 “혹시 이 자리에 한림대성심병원 계열 계십니까?”라며 강동성심병원이 240억 임금을 체불했다는 JTBC 뉴스 기사를 올렸다. 이후 성심병원 직원들이 하나둘씩 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체육대회, 선정적 장기자랑, 강압적 화상회의 등 수 건의 제보가 이어졌다. 


11월 5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에서 연락이 왔다. 국정감사 고용노동부 질의에서 성심병원 문제를 다루겠다며 직장갑질119에 제보 자료를 요청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복수의 한림성심병원 직원들이 갑질 사례를 토로하고 있었으나 제보 자료로 제출할 만한 증거는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오픈채팅 특성상 회사 관리자가 들어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았다. ‘익명’이 보장되는 오픈채팅이라는 공간은 제보의 장벽을 낮추기도 했지만 동시에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증거를 올리기엔 부담스러운 공간이기도 했다. 


11월 6일


16시 23분, 직장갑질119는 오픈채팅방에 아래와 같은 공지를 올리고, 제보 사례를 수합했다. 


안녕하세요. 직장갑질119입니다.

한림대학교 6개 병원 간호사님·직원분들께

1.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강동성심병원 근로감독 경과 및 결과’에 따르면 강동성심병원은 2015년부터 2년간 총 24건의 임금 체불, 퇴직금 미지급 등 240억 원을 체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40억 원 임금 체불은 고용부가 생긴 이래 단일 사업장에서 발생한 최대 체불액이며 파견·용역 간접고용 직원들을 포함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2. 11월 1일 오픈한 직장갑질119 오픈채팅방에 한림대학교 6개 병원 간호사, 직원들께서 익명으로 병원의 상습적 악의적 임금 체불과 강제노동, 병원 갑질을 고발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몇 분의 간호사님께서 메일로 자세한 내용을 보내오셨습니다. 

3. 현재 민주당 의원실과 언론에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8일로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 질의를 통해 6개 병원 전체로 특별 근로 감독을 확대하게 된다면 악의적 임금 체불과 직장갑질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보해주시면 특별 근로 감독을 요구하거나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데 훨씬 용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4. 따라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요청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신원은 철저하게 보장할 것입니다. 


[요청사항] 

1. 많은 직원들이 직장에서 겪은 ①상습적 임금 체불 ②악의적 강제노동 ③폭언과 인권 유린 등의 사례를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한 분이 모아서 보내주셔도 됩니다. 

2. 증언을 해주실 분들을 찾습니다. 퇴직한 선배도 좋습니다. 신원을 철저히 보장합니다. 저희는 인권위나 노동부를 통한 제보나 폭로가 제보자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제보자와의 소통·제보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11월 7일(화) 18시까지 이메일(gabjil119@gmail.com)로 보내주십시오. 저희가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하겠습니다. 


11월 7일


저녁 9시까지 이메일 제보 19건, 카카오톡 오픈채팅 제보 130건이 쏟아졌다. 제보를 받는다고 공지한지 30시간 만이었다. 제보들을 모아 〈한림성심병원 갑질보고서〉를 제작했다. 증거자료가 충분히 포함된 56쪽짜리 보고서였다. 보고서를 강병원 의원실에 전달했고, 의원은 11월 8일(수) 고용노동부 차관에게 한림성심병원과 관련한 의혹들을 질의했다. 


11월 9일


직장갑질119는 보건의료노조와 협력하여 한림성심병원 직원들이 모일 수 있는 네이버 밴드를 개설했다. 밴드를 운영해갈 담당 스태프와 법률 조언을 해줄 변호사, 노무사를 자원 받았다. 밴드는 가입 신청 후 승인 절차를 밟도록 설정했다. 가입 신청을 할 때 부서와 이름, 연락처를 적게 했고, 담당 스태프는 밤늦게까지 전화로 신원을 확인했다. 병원 관리자 가입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개인정보는 밴드 관리자만 볼 수 있었고, 가입된 사람들은 익명으로 제보를 이어갔다. 이틀 만에 직원 200명이 가입했고, 새로운 제보와 증거 자료가 축적됐다. 밴드 채팅방에서는 새벽까지 대화들이 이어졌다. 여전히 신원을 드러내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조금씩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모임 밴드에 가입해주세요.

http://band.us/n/a1aeve36I8n8l


1. 많은 한림성심인 분들이 밴드에 가입해주셨고, 저희가 일일이 전화를 드려 관리자-인사팀이 아닌지 확인한 후 가입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대기하고 계시는 분들께는 차례로 전화를 드리고 있습니다. 전화 통화가 안 되어 가입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2. 여러분들이 이 방과 메일을 통해 고발해주신 150건의 내용을 바탕으로 저희가 한림성심병원 보고서(56쪽)를 만들었고, 국회 국정감사 질의와 언론 보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3. 현재 밴드에 많은 분들이 들어오셔서 증거인멸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온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맙시다.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모임 밴드 안내

http://band.us/n/a1aeve36I8n8l

① 신원 보호를 위해 반드시 익명으로 가입해주시고, 얼굴 사진(프사)을 바꿔주세요.

② 한림-성심병원 직원(6개 병원)은 누구든 들어올 수 있습니다.

③ 관리자들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④ 핸드폰 번호로 신원 확인 후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11월 15일


11월 10일 노컷뉴스 기사를 시작으로 선정적 장기자랑과 한림성심병원의 갑질 폭로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밴드에서는 “재단이 증거를 인멸하려 한다”는 토로가 이어졌다. 이번 기회에  병원을 바꿔야 한다고, 직원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증거들을 내놓았다. 11월 15일 노동 정책 실장 등 3인이 나온 고용노동부 면담 자리에서 직장갑질119는 <성심병원 갑질보고서>를 제출하고, 사측의 증거 인멸 시도에 단호하게 맞서줄 것을 요청했다.


11월 24일


밴드 가입자가 400명이 넘었다. 여전히 재단에서는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이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밴드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여론으로 들끓었다. 노동조합이라도 만들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보건의료노동조합은 노동조합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했고, 이들과 함께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했다.


12월 1일


경기도 모처, 강남성심병원, 동탄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 한림성심병원 직원들이 모였다. 보건의료노조 한림대학교의료원지부 총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지부장을 선출하고, 규약을 통과시켰다. 12월 2일에는 4개 병원에서 동시에 노조 가입 원서를 배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가입 폭주, 2월 기준 한림대학교의료원지부 조합원은 1,000명이 넘었다. 폭증하는 노동조합 가입에 재단은 속수무책이었다. 현재 지부는 재단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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