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희

by 센터 posted Apr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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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에서 노동 운동을 막 시작했을 때쯤 ‘덕희’라는 친구를 알게 되었다. 한참이 지나 광우병 촛불 미사 때인 듯하다. 신부님들과 함께 미사 준비를 하고 있는 그 친구를 또 만났다. 깜짝 놀라서 “어~ 너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하고 물으니 “응~ 나 천주교 신자여서 미사 준비하는 거야.” 하는 거다. 그 후 이 친구를 용산참사 때는 용산에서, 쌍용자동차(이하 ‘쌍차’) 투쟁 때는 대한문에서 만났다. 쌍차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미사 때도 같이 준비했다.


어느 날 쌍차 김정우 동지가 페이스북에 ‘대한문 쌍차 동지들이 투쟁하는 천막에 김덕희라는 분이 맛있는 도시락을 싸 왔다’는 글을 올렸다. 내가 알고 있는 친구 덕희가 이번엔 미사를 준비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왔나 싶어 물었더니 김정우 동지가 “교수인데~” 하는 것이다. 이 분은 학습지 노동자들을 통해 한다리 건너면 알 수 있는 분이었고, 내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했다.


또 한 명의 덕희를 만났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싸우고 있는 하이디스 노동조합원인 덕희다. 가끔 음식을 나누는 자리에서 “나는 가난한 미식가”라며 가끔 입맛을 다시며 음식 평을 하기도 하는데 덕희도 둘째가라면 서러운가보다. 얼굴만 딱 봐도 ‘미식가’라고 써있는 아름다운 모습인 덕희가 하루는 자기가 봐둔 맛있는 음식점이 있다며 가자고 했다. 하이디스 동지들과 함께 덕희의 안내를 받으며 쫄래쫄래 따라갔다. 그런데 밥 먹으러 가면서 그렇게 오래 걸어보긴 처음인 것 같았다. 점심 한 끼 먹으러 광화문에서 종로 2가까지 걸어가서 어느 지하상가로 들어갔다. 생선조림 전문집이었는데 덕희가 미식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와 같은 이천에 살기도 하고, 매주 수요일 문화제도 같이 하고 있다. 덕희를 만나려면 동화면세점 앞으로 가면 된다. 먹는 거 겁나게 좋아한다. 연대를 싸들고 오시라.


그러고 보니 세 명의 덕희가 모두 ‘김덕희’이다. 참 좋은 인연인 듯싶다.


김성만|문화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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