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by 센터 posted Jul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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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종 쉼표하나 2기 회원


아토피로 몸을 하도 긁어서 

허벅지에서 피가 나는

10살 딸


냉온욕이 효과가 있다고 해서

동네 허름한 목욕탕에 갔다


아내가 돈벌이를 하니

딸은 백수인 내 몫


“3학년이면 다 알아서 안 돼요”

출입을 금하는 주인에게

사정사정해서 영업이 끝난 후

1시간 사용을 허락 받았다


남자들이 씻어낸 고달픔에

온탕은 뜨겁지 않고 

냉탕도 차갑지 않다


새롭게 물을 받고 대아로 물을 퍼낸다

탕 옆에 오도카니 서 있는 딸

쇄골이 깊게 패인 마른 어깨

오톨도톨 붉은 다리를 보니

마음이 급하다


집에 욕조만 있었어도··· ···.


물은 빨리 퍼내고 흩트릴수록

입 안으로 눈물과 함께 들어온다.


‘목욕탕 물이 왜 이리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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