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꿈

by 센터 posted Feb 27,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송글송글 보라색 알맹이들
모여모여 송이송이 이루고
초가을 햇살에 옹기종기
달큼한 속살 익어간다
 
서로의 향기로 행복 키울 때
예리한 쇠붙이에 송이들 잘리고
알알이 훑어져 사방으로 튀어나가
깨지고, 찢어지고, 초록 속살 튀어 나온다
 
영문도 모른 채 몇 번을 옮겨지고
밟히고 짓눌려 으깨지면
보라색 껍질도, 여린 속살도, 내일 품은 씨도
제짝 찾을 수 없는 지경으로 뒤 엉킨다
 
아픔과, 두려움과, 분노의 시간을
비좁고 캄캄한 통 안에서
사체의 썩어가는 냄새 맡으며 함께 썩어
증오와 통한의 독을 만든다

검붉은 절망을 가득 채워
행복한 승리의 축배 들지만
짓뭉개진 꿈들이 폭력과 광란의 저주로 쌓여
그 몸을 썩고 병들어 쓰러지게 하리라



글 | 유재형
68년생 평범한 한 아들의 아빠이며 남편입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어 모임에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참 좋은 사람들의 향기에 취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늙어가면서도 함께 수다 떨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