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날

by 센터 posted Jul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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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류재형



며칠째 치적이던

애타는 비바람 그치고

햇살은 곰팡이 눅눅한 가슴 속까지 환히 비추는데,

구름은 삼삼오오 재잘재잘 유영하는데

어른들의 뒤집힌 상식에 깔려

1주일이 흘러서

어떤 이의 돈 벌이가 되고

2주일이 흘러서도

어떤 이의 핑계거리가 되어버린,

마지막 순간까지 깔깔대며 서로를 위로하고 걱정해 주던

수다스런 개나리 꽃잎들은

파렴치한 흥정에 끝내 짓이겨 졌습니다

세월!

세월이 가면 상처 아물겠지요

세월이 가면 울분 사그러 들겠지요

세월이 가면 잊혀 질 수도 있겠지요 만

세월이 가도 그 이름 같은 배 다시 오지 않을 것이고

세월이 가고 몇 겁이 가도 그 개나리 만신창이 가슴에 대못으로만 피는데

그래도 잘 먹고

그래도 잘 자고

그래도 잘 싸고

그래도 잘 웃고 거침없이 호흡하는 내가

눈물 나게 죄스러운

지랄 나게 화창한 봄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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