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당신들이 우리를 화나게 했다

by 센터 posted Aug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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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자동차노동조합은 미시시피의 패배에 맞서 싸울 것을 약속한다1)


정흥준 센터 정책연구위원



이번 호에서는 미국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조직화 실패 사례를 다룬다. 미국에서는 교섭을 할 수 있는 노조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서 전체 노동자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난 8월 4일 미국 남부 미시시피의 닛산공장에서 노조 조직 투표가 과반을 넘지 못해 노조 조직화가 무산되었다. 성공 사례도 아닌 실패 사례를 다루는 이유는 미국에서도 노조 조직화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활동가들은 노조 설립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미국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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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4일 금요일, 미시시피주 캔톤(Canton)의 닛산공장에서 노조 인정을 위한 투표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찬성 과반수인 2,244표를 넘기지 못하고 1,307표로 노조 조직화가 부결되었다. 이번 투표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 노조 조직화의 문이 열리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패배였다. 

사측 대변인인 Parul Baraj는 “이번 투표로 닛산 직원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닛산은 전미자동차노조가 닛산 직원들의 이번 결정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더 이상 닛산 가족들을 분열시키려는 노력을 중단하길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친노조 성향의 노동자들은 노조 조직화를 중단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노조 조직화에 대한 투표를 반대한 회사 전략들은 오히려 노동총연맹의 주의를 끌었다. 그것은 새로운 선거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닛산 칼튼 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하고 있는 노조 간부 모리스 모크(Mor-ris Mock)는 수십 명이 모여 있는 닛산 노동자들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닛산이 한 모든 일은 우리를 화나게 했다. 우리는 다음번에 좀 더 가열 차게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닛산 노동자들은 “6개월”이란 구호를 외치면서 미국노사관계위원회(NLRB)가 칼튼 닛산에서 새로운 노조 선거를 실시하기를 희망했다. 2015년 공장 붕괴로 아들 Derrick을 잃은 Hazel Whiting은 “이기기 위해 싸우고, 이기기 위해 싸우고, 이기기 위해 싸워라!”고 외쳤다.


또 다른 노조 간부인 베티 존스(Betty Jones)는 투표 집계 직후 모여 있는 수십 명의 활동가들에게 “나는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노조 조직화의 실패가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어서 “나는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들은 모두 나의 가족이다!”라고 말했다.투표를 위해 14년 동안 투쟁해온 활동가들은 1,307명이 노조 조직화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자랑스러워했다. 닛산 관리자들은 노조 조직화를 방해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일대일 면담을 했다. 노조가 조직될 수 없을 것이라고 낙담시키고 지역 매체에 반(反)노조 광고를 내기도 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의한 미시시피 닛산의 조직화 시도는 남부 지역에서는 유례가 없던 일이었다. UAW는 닛산의 공정성을 위한 미시시피 연대(Mississippi Alliance for Fairness at Nissan)라는 기치 아래 학생 단체, 성직자, 지역사회, 노동자, 환경단체 등을 조직했다. 시민 불복종을 통해 이 단체는 해고된 UAW 활동가인 Calvin Moore의 복귀를 도왔다. 또한 닛산의 공정성을 위한 미시시피 연대는 닛산에 장기 고용된 임시직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복리후생을 제공하도록 이끌어 냈다.

10년도 넘게 미시시피 닛산에서 공식 노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올 봄, 5천 명 이상의 노조 활동가들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자인 버니 샌더스와 버몬트 상원의원을 지지하고 닛산에 저항해 온 미시시피 연대를 위해 역사적인 행진을 했다. 이 행진은 노조에 기대하지 않았던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져왔다. 다음 달 캔톤 공장의 노동자 386명이 UAW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비록 닛산 노동자의 소수가 노조 가입 카드에 사인했지만 노동조합은 노조 설립을 위한 총투표를 선포하면서 지금이 미국 남부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해 논의할 때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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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명 이상이 일하는 캔톤의 닛산 공장과 같은 주요 공장들은 대개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노조를 결성한다. 현장 투쟁과 패배를 통해 많은 노동자들은 귀중한 교훈을 얻는다. 닛산의 많은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패배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조 인정을 위한 선거를 장기적인 투쟁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Robert Hathorn이 “이제 막 전쟁 시작이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횃불을 비춘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지난 주 미시시피주의 Phil Bryan 주지사는 “만약 당신이 직장을 떠나고 싶다면, 그리고 미시시피에서 제조업을 끝장 낼 생각이라면 노조 조직화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미시시피주 각지에서 기업들은 “우리 팀, 우리 미래가 8월 3~4일 투표에 달려 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많은 노동자들은 친구들, 이웃들로부터 노조 조직화  투표에 반대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래야 공장이 문을 닫지 않는다고. 그리고 관리자들과의 일대일 면담이 시작되었다. 수천 명의 노동자들은 관리자들 앞에 홀로 앉아서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명해야 했다. 면담 자리에서 노동자들은 노조의 위협에 대해 들었다. 노조가 조직될 경우 회사는 더욱 엄격해질 것이며, 휴가를 필요로 할 때도 노조로 인해 상사가 호의를 베풀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관리자들은 반복해서 노조가 평화스러운 공장을 싸움터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 간부 Mock는 “관리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노동자들은 위협을 느꼈고 그것은 공포에 가까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많은 노동자들이 닛산에 만약 노조가 조직된다면 회사는 직원들이 새 차를 리스할 때 제공하는 특별계약을 폐지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이러한 회사의 위협에 대해 노조 활동가인 Betty Jones는 회사가 그렇게 말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노조를 반대하는 티셔츠를 입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회사 관리자들은 다양한 위협을 한 후에 다양한 고충을 처리하기 위해 언제든지 열린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직원들에게 신차 구입 시 특별혜택 등을 주겠다고 했다.


지난 달 전미노사관계위원회(NLRB)는 불법적으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노조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닛산에 벌금을 부과했다. 선거 날에도 전미자동자노조는 전미노사관계위원회에 닛산 경영진의 7가지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했다. 만약 연방법원이 닛산의 행위를 불법으로 판결할 경우 닛산에서는 6개월 안에 노조 인정 관련 재선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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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닛산은 전미노사관계위원회에서 결정한 벌금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어필하려고 하지도 않고 있다. 한편 현장 노조 활동가들은 노조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소수 노조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닛산 노동자 Michael Carter는 “이미 현장에는 노동조합이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인정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노조 간부들은 새로운 선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때가 되면 노동자들은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한다. 현장 노동자 Castes Foster는 “회사가 다음 선거에서 노조가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회사는 자신들의 약속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이길 수 없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한번 뱀은 영원한 뱀(Once a snake, always a snake)”이라며 회사의 거짓말과 위협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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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가디언 2017년 8월 5일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17/aug/05/mississippi-nissan-workers-vote-against-u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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