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쇠퇴는 무노조 노동자들에게도 불이익을 준다

by 센터 posted Oct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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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준 센터 정책연구위원



미국 노동조합 조직률은 1980년 22.8퍼센트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결과 2013년 11.3퍼센트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 하락과도 거의 유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의 쇠퇴는 단지 조합원들에게만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 특히 무노조 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에도 부정적인 효과가 있음이 연구되어 이를 소개한다. 오래 전부터 노조의 사회, 경제적 효과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노조가 사회 형평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해 왔으며 소개할 연구는 이를 실증적으로 입증한다. 최소한 우리 사회에 노조가 왜 필요한 것인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다.  

Jake Rosenfeld(워싱턴대학 교수)

Jennifer Lalrd(콜롬비아대학 연구원

)Patrick Denice(워싱턴대학 연구원)


일반적으로 몇 가지 이유에서 노동조합은 무노조 기업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먼저 노동조합이 강한 경우 사용자들은 자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노조화(Unionization)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조 기업만큼의 임금을 제공한다. 게다가 노동조합이 산업별로 조직화되어 있을 경우 노조 조직화 여부에 관계없이 임금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노조는 ‘도덕적 경제(Moral Economy)’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1979년과 2013년 사이 미국 민간부문 노조 조직률은 남성이 34퍼센트에서 11퍼센트로 떨어졌고, 민간부문 여성 노조 조직률은 16퍼센트에서 6퍼센트까지 감소했다. 그런데 노조 조직률 하락은 비단 노조 조합원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무노조 기업 노동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무노조 풀타임 남성 노동자의 경우 40.2백만 명 정도이며 무노조 기업의 풀타임 여성 노동자는 32.9백만 명 정도가 되는데, 노조 약화로 인한 이들의 임금 손실이 133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 미국 남성 노동계급은 노조의 급격한 쇠퇴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무노조 기업 대졸 학력이 아닌 남성 노동자들은 노조가 1979년 수준을 유지했더라면 약 8퍼센트의 임금(매년 3,016달러)을 더 받았을 수 있다. 다만, 여성의 경우는 상황이 달라서 노조 영향력의 쇠퇴가 여성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는 여성 민간부문의 경우 노조 조직화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여성 역시 노조가 1979년 수준으로 조직되어 있었다면, 2~3퍼센트의 임금을 더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요약하면, 미국에서 노조 쇠퇴는 노조 기업에서는 노동자 수를 줄이고 무노조 기업의 임금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임금 불평등을 악화시켜왔다.


핵심적인 연구결과

▪만약 2013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노조 조직률이 1979년 수준을 유지했다면 무노조 기업의 남성 임금은 주당 5퍼센트(52달러)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임금 손실은 2,704달러이고 40.2백만 명에 이르는 민간부문 무노조 기업 남성 노동자들은 매주 임금 손실이 2.1조 달러이며 연간 109조의 임금을 손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가 아닌 무노조 기업의 남성 노동자는 더 많은 임금 손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졸업장이 없는 무노조 기업 남성 노동자는 2013년을 기준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1979년 수준을 유지했더라면 매주 8퍼센트의 임금(58달러)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연간 3,016달러의 임금 손해를 의미한다.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무노조 기업 남성 노동자들의 임금 손실은 더 커서 만약 노동조합이 1979년 수준으로 조직되어 있다면 9퍼센트 임금(61달러)을 매주 더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노조 기업의 남성 노동자와 달리 무노조 기업의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노조 효과는 크지 않았다. 왜냐하면 1979년에도 민간부문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노조 조직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분석 결과,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노조 조직률이 1979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현재 여성의 주당 임금은 약 2~3퍼센트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물론 이러한 임금 손해를 전체 미국의 무노조 여성 노동자들에게 적용할 경우 금액이 적지 않다. 민간부문 무노조 기업의 여성 노동자 수는 32.9백만 명이기 때문에 이들의 총 임금 손실은 매주 461백만 달러이고 연간 24조 달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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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는 미국에서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임금에, 특히 무노조 기업 노동자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세 그룹이 미국 노조의 쇠퇴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그룹은 노조에 계속 남아있는 조합원들인데 이들은 노조의 임금 프리미엄 효과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 조합원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어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민간부문 여성 노동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노조 임금 프리미엄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부문 남성 노동자의 경우 1980년대 초 임금 프리미엄이 최대였다가 2009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그룹은 과거에 노조가 있었으나 지금은 아닌 경우이다. 과거 유노조였다가 무노조로 바뀐 경우를 살펴보면 남성 노동자는 24퍼센트가 여기에 해당하며 여성 노동자는 전체의 10퍼센트가 유노조였다가 무노조로 바뀌었다. 이들 노동자들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노조의 임금 프리미엄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복리 후생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조 조직률이 높은 산업일수록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그룹은 가장 큰 분포를 차지하고 있는 그룹으로 무노조 노동자들이다. 1979년을 기준으로 남성의 66퍼센트와 여성의 84퍼센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사실 노조가 성공적으로 조직되던 상황에서도 임금에 대한 노조의 긍정적인 효과는 그리 성공적으로 조직된 것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기존 연구(Western & Rosenfeld, 2011)에 따르면, 노조 쇠퇴는 1972년부터 2007년까지 남성 노동자의 임금 불평등 중 33퍼센트를 설명하며 여성 노동자의 임금 불평등 중 20퍼센트가량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늘날 과거에 비해 무노조 기업 노동자들 임금에 대한 노조의 영향은 약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70년대와 비교하면 현재 산업별 노조나 지역별 노조의 무노조 노동자 임금 효과는 대략 1/2에서 2/3가량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연구결과가 말해 주듯이, 조직된 노동은 여전히 무노조 기업의 노동자 임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학졸업장을 가지지 못한 남성 노동자의 경우 임금 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우선, 무노조 기업 사용자들은 점차 노조화의 위협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이 확실하다. 앞서도 밝혔듯이 무노조 기업 사용자들은 노조화라는 위협 때문에 노조 기업만큼의 임금 인상을 보장해 왔기 때문에 노조화의 위협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임금을 올려 줄 필요성을 덜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조직화된 노조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노조 지도부들은 노조의 영역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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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http://www.epi.org/publication/union-decline-lowers-wag-es-of-nonunion-workers-the-overlooked-reason-why-wages-are-stuck-and-inequality-is-growing/]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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