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몰락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1)

by 센터 posted Aug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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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준 센터 정책연구위원



구조조정, 중산층의 몰락, 최저 임금에 대한 인상 요구….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는데, 다름 아닌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연구보고서는 25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선진국 인구의 70퍼센트가 소득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원인은 국가의 재분배 정책에 따른 것이며 특히 노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마지막으로 경제 불황 시기에 인력 구조조정은 장기실업을 만들어내고, 이는 전체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스웨덴의 사례에서처럼 해고보다는 일자리 나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크리스 매튜(Chris Mattews)


브렉시트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최근에 벌어지는 놀라운 일들이 우리들에게 암시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은 화가 나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제목: 당신의 부모세대보다 더 가난해진 당신,부제: 선진국에서의 소득 감소)는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하고 있는지를 잘보여준다. 맥킨지 보고서는 경기침체(Stagnation)나 중산층의 소득 감소가 비단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부유한 나라들(the Weathy World)의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글로벌 현상임을 지적한다.


맥킨지 보고서의 추정 방식은 개별 가구가 아닌 전체 소득계층을 다룬 것으로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소득을 추적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기간 동안 25개 선진국에서의 전체 가구 중 70퍼센트 이상은 지난 10년 동안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는데, 1993년부터 2005년까지 12년 동안 전체 가구 중 단 2퍼센트만이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약 천만 명가량이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소득 감소 인구는 5억 4천 명에서 5억 8천 명 가량으로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한다([그림] 참조).

미국이미지.jpg

[그림] 1993~2005년과 2005~2014년 사이의 소득 감소 인구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은 일생에 걸쳐서 혹은 다음 세대에 걸쳐 그들이 가진 물질적인 부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사회의 가르침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선진국의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급진적인 정치나 그럴듯한 해결책에 유혹을 받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왜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했는지, 미국이 왜 도널드 트럼프에 열광하는지를 약간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해석 상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맥킨지의 연구자들은 많은 해에 걸쳐 특정인들을 대상으로 한 개인적인 부를 추적한 연구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한 계층 안에 개인별로 다양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을 졸업한 40세 남성의 소득은 동일한 학력과 연령을 가지고 있는 계층 내에서 다를 수 있다. 비슷하게, 미국 코넬대학의 Thomas Hirschl 교수와 워싱턴대학의 Mark Rank 교수의 2015년 미국 중산층에 관한 연구는 특정 계층내의 개인적 차이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일생 동안 소득의 다양성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상위소득자로 일생을 보내고, 어떤 사람들은 하위소득자로 살아간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특징은 사람들이 지속적이고 천천히 떨어지는 중산층의 전반적인 소득 감소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즉, 중산층의 전반적인 소득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정 몇몇의 성공으로 인해 전반적인 소득 감소를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정부의 재분배 정책은 소득 감소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부분적으로 늦추는 효과를 가진다. 보고서에서는 세금 납부 및 사회보장연금과 같은 돈을 지불한 이후 전반적인 사회보장서비스를 고려할 때, 전체 가구의 20~25퍼센트가량만이 소득 정체 혹은 소득 감소를 보인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국가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재분배 정책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지를 주장하였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극단적인 경우가 바로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불황의 과정에서 심각한 경제 위축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 이후 매우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전체 인구의 실질 소득은 정체되거나 떨어지고 있다. 반대의 극단적인 예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의 경우 단 20퍼센트만이 소득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나머지 4개 국가-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미국-들은 60퍼센트에서 80퍼센트가량이 소득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맥킨지의 저자들은 이러한 국가별 다양성의 원인들이 정부의 정책 접근 차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강한 노동조합, 노조의 역할, 실업자에 대한 국가 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경제금융정책 등과 같은 제도들에 따라 중산층의 소득 감소가 특정 국가에서는 가속되고 특정 국가에서는 다소 더디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다룬 스웨덴의 경우 강한 노동 운동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저자들은 스웨덴 노동자의 68퍼센트가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노조에 속해 있는 사실을 지적한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스웨덴 정부가 경제불황 시기에 노동자를 해고하기 보다는 회사와 노조가 함께 일자리 나누기(Labor Sharing Scheme)와 같은 제도들을 통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기간 실업이 잠재적으로 노동자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는 현상을 막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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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은 포춘(Fortune) 2016년 7월 13일자에 실렸다.

원문은 포춘 매거진 ‘http://fortune.com/2016/07/13/middle-class-death/’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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