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일 파티에 관해 이야기하자, 그들은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나는 케이크와 축하 노래, 생일 선물 등을 설명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케이크 꽂는 양초의 수도 하나 더 늘어난다고 이야기했다. 그들이 물었다.
“왜 그렇게 하죠? 축하란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하는 건데, 나이를 먹는 것이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된다는 말인가요? 나이를 먹는 데는 아무 노력도 들지 않아요. 나이는 그냥 저절로 먹는 겁니다.”
내가 물었다.
“나이 먹는 걸 축하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무엇을 축하하죠?”
그러자 그들이 대답했다.
“나아지는 걸 축하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그걸 축하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티를 열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지요.”
- 말로 모건의 책 《무탄트 메시지 :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중에서
어릴 적 생일은 존재 그 자체를 축복받는 날이었다. 젊을 적 생일은 내 청춘이 장미 빛 인생으로 사랑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날이었다. 이제 ‘중년’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지금의 생일은 가족의 건강과 신의 지혜로 채워지길 기도한다.
우연히 10년 전 사진을 보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변해버린 내 모습, 많이 늙었다.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나이 불혹不惑에도 나는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고 딴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제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를 마주했지만 여전히 삶의 무게는 버겁고 존재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흔든다.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나아지길···. 조금 더 괜찮아지길···.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5 | '어떻게 늙을 것인가' | 센터 | 2020.08.24 | 555 |
54 | 2022 서울 이동/플랫폼 노동 사진 공모전 당선작 | 센터 | 2022.08.29 | 70 |
53 | ‘가장 나쁜 평화도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 | 센터 | 2017.08.28 | 2358 |
52 | ‘너’라는 위대함을 믿는다. | 센터 | 2023.12.01 | 40 |
51 |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 센터 | 2023.09.11 | 67 |
50 | ‘우리 모두 함께해야 한다’ | 센터 | 2021.06.23 | 156 |
49 | ‘화가’가 아닌 ‘배우’가 죽었다 | 센터 | 2016.06.27 | 1817 |
48 | “내게 천사를 보여 달라, 그러면 나는 천사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 센터 | 2018.11.01 | 1783 |
47 | 〈슬픔〉은 작은 시작이다 | 센터 | 2014.10.21 | 5266 |
46 | 그가 그립다 | 센터 | 2016.04.28 | 2699 |
45 | 기록의 힘 | 센터 | 2024.01.17 | 41 |
44 | 기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 센터 | 2022.04.25 | 629 |
43 | 기적 | 센터 | 2016.01.26 | 1697 |
42 | 꽃이 없어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 센터 | 2015.03.03 | 3034 |
41 | 나는 누구인가? | 센터 | 2018.04.26 | 1912 |
» | 나아지는 걸 축하합니다 | 센터 | 2021.02.24 | 1002 |
39 |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 센터 | 2015.12.02 | 3804 |
38 | 노동에 대한 숭고한 시선_조나단 브로프스키 <해머링 맨> | 센터 | 2019.06.25 | 1889 |
37 |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가? | 센터 | 2022.10.31 | 41 |
36 |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 | 센터 | 2015.04.13 | 1785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