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에도 감염내과 전문의가 있었다. 그들은 머리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감싸는 망토를 입고 새의 부리를 형상화한 마스크 위에 안경, 모자, 그리고 장갑을 낀 채 진료를 봤다. 간혹 감염자들의 지나친 접근도 저지하려고 날개가 달린 모래시계를 든 지팡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복장은 의사들이 페스트 감염을 피하기 위한 보호복으로서 기괴한 마스크에 은밀한 비밀이 있었다. 새의 부리 안쪽에 면역력을 높이는 여러 가지 약초를 채워 훈증으로 자신이 감염되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 했다. 불행하게도 전염병 의사인 줄은 즉시 알아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질병의 세균 이론과 항생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들의 의상이 질병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받지는 못했다.1630년 프랑스 의사 샤를 드 롬Charles de Lorme이 나폴리 가면 축제에서 본 의상을 착안해 페스트 마스크와 보호복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치명적인 패션은 지금까지 베니스 가면 축제에 종종 등장한다.
대유행 감염병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
이 낯선 이름이 우리네 평범한 일상을 앗아가 버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지구촌이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
바이러스는 뛰지도, 걷지도, 기어 다니지도 못하는데···.
하지만 유령처럼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은 병원체 미생물이지만
세상을 뒤흔드는 위력이 아주 막강하다.
이렇듯 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할 때마다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게 된다.
수 세기 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질병과 맞서고 극복하지만
바이러스 또한 인간의 도전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다른 변이된 바이러스,
돌연변이로 새롭게 새롭게 등장한다.
바이러스도 삶이 참, 바쁘다!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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