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위로하다

by 센터 posted Jan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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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등열차.jpg

오노레 도미에Honoré Daumier 1808~1879 삼등열차The Third-Class Wagon / 캔버스에 유채, 1862년, 65.4x90.2cm,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삼등열차〉 캐리커처 느낌의 인물 표현 방식과 구불구불한 선으로 그림에 생명력이 느껴진다. 강렬한 명암 대비로 삼등칸 객실의 암울한 분위기를 강조하여 도시 빈민 노동자들의 고달픈 삶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등열차.jpg

〈이등열차〉 역시 도미에가 그린 그림이다.


일등열차.jpg


〈일등열차〉 일등칸 객실 안에 두 쌍의 부부, 넷뿐이다. 모두 우아한 모습이다.



흔들리는 열차의 삼등칸 객실, 엄마 젖을 먹고서야 겨우 잠든 아기를 보듬고 있는 젊은 여인, 바구니 위에 두 손을 모은 채 퀭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할머니, 그 옆에 어린 소년이 지친 듯 쓰러져 잠을 잔다. 삶의 고단함이 객실의 공기처럼 무겁기만 하다. 다른 승객들은 서로 엉겨 붙어있지만 우울한 침묵만 흐를 뿐···. 무관심하다. 삼등칸 객실 모두가 그녀들의 삶처럼 가난한 생활의 굴레 속에 서로를 위로할 여력이 없다. 화가 오노레 도미에Honoré Daumi가 1862년에 그린 〈삼등열차The Third-ClasWagon〉 풍경이다.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진 도시 빈민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소외된 여성들에게 작가는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도미에는 1808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태어나 궁핍한 생활에 미술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가난 때문에 거리의 화가로 나섰던 1830년 프랑스는 매우 혼란스러운질풍노도의 시대였다. 도미에는 당시 세태를 비판하는 정치풍자 만화를 그리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도미에가 잡지나 신문에 실은 삽화Illust들은 대부분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 부패를 가혹하게 묘사했다. 적나라한 그림들은 가진 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결국 국왕 모독죄로 고소되어 6개월 동안 감옥에 있었다. 수감 생활 후 도미에는 가난한 민중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귀족이나 부르주아의 횡포로 고통당하는 민중들의 삶을 한층 더 신랄해진 풍자로 익살스럽게 그려냈다. 이처럼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도 오직 민중을 위한 그림을 그렸던 도미에에게 작업은 자신의 아픔을 위로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뭐 때문에 제일 많이 죽는지 아니? 사람은 가난해서 죽는다. 가난해서 병이 있어도 치료를 못 받고,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험한 일하다 사고로 죽고, 가난이 고통스러워 지 목숨 지가 끊고···.”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철거를 앞둔 동네 뒷골목에서 이주 노동자, 신용불량자와 같은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불법으로 약을 팔고 치료를 해주는 할머니의 이유 있는 대사였다.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노동자, 빈곤한 노인, 차별받는 이주 노동자, 편견 앞에 작아지는 성 소수자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더 약한 사람들이 더 자주 아프다.


이윤아 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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