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미래 노동자는 로봇과 프리랜서?1)

by 센터 posted Apr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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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준 센터 정책연구위원



편집자 주 : 최근 플랫폼 노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알지 못했던 총알배송, 새벽배송 등이 생겨나고 ‘타다’와 같은 앱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승차 공유수단이 생겨난 탓이다. 이외에도 배민브라더스, 요기요 플러스 등 음식을 배달하는 플랫폼 노동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두 가지 쟁점이 형성되고 있는데, 하나는 이들을 노동자로 볼 것인가, 1인 자영업자로 볼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이며 다른 하나는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노동기본권과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경우 그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월마트의 노동력 활용 변화에 대한 기사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도 크다. 미국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마켓인 아마존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시어스Sears와 같은 대형 백화점이 폐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빠른 배송을 시도하면서 최대 유통회사 중 하나인 월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월마트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월마트가 노동 탄압 기업으로 유명했다면 앞으로 월마트는 노동자 대신 로봇과 프리랜서를 더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왜 플랫폼 기업이 이윤을 가져가는 구조인지, 자동화는 왜 임금 하락을 부추기는지 근거를 제시한다. 


미국2.jpg   


지난 몇 주 동안 월마트 임원들은 6개 도시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셀프 체크아웃(자율계산) 및 식료품 배달 비즈니스를 특징으로 하는 회사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미래의 월마트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와 자동화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최대 민간 고용주인 월마트Walmart와 아마존Amazon간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 순수고용성장률의 94퍼센트가 긱 워커Gig Workers


최근 연구들은 긱 이코노미 현상에 대해 미국 경제가 시장에서 노동자의 영향력을 줄이는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신호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대학의  Arindrajit Dube, 콜롬비아대학의 Jeff Jacobs와 Suresh Naidu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icrosoft Research의 Siddharth Suri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업무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업무 특징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들의 연구는 매우 중요했다. 프리랜서와 특수고용 노동자, 그리고 우버Uber와 같은 플랫폼 노동이 2005년과 2015년 사이에 약 50퍼센트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프리랜서, 특수고용, 플랫폼 관련 직업은 미국 전체적으로 순수 고용성장률의 94퍼센트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플랫폼 노동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개발자에 이익이 집중되는 구조


이론적으로 공유경제의 특징인 고용 유연성이 사용자들에게 더 높은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지불할 수 있도록 한다면 노동자들에게 공유경제는 좋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Dube 등이 한 아마존의 Mechanical Turkers2)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노동자에 대한 공유경제의 긍정성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플랫폼 회사인 MTurk와 거래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웹 이미지에서 찾은 물건에 태그를 달거나 식당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업무인데, 이들이 받는 보수는 MTurk에서 생산되는 매출액의 20퍼센트에 불과하다. 즉 MTurk가 1달러를 벌면 실제 일한 노동력의 대가로 20센트 미만만을 지불하고 있다. 연구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 노동시장 플랫폼에 의해 생성된 이익의 대부분을 고용주가 가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직관적으로 긱 노동자는 임금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업무)를 쉽게 바꿀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은 고용주에게 좋은 임금을 제공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긱 노동자도 좋은 거래를 위해 회사를 쇼핑(선택)할 수 있는 반면, 고용주는 똑같이 긱 노동자를 쇼핑(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표적인 플랫폼들은 사용자에게 더 유리한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을 설계한다. 어쨌든 플랫폼 수익이 고용주에게 수수료를 부과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버처럼 소비자(고객)의 선호에 맞춘 플랫폼을 디자인한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자는 적은 협상력을 갖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연구에 참여한 콜롬비아대학의 Naidu 교수는 플랫폼 노동시장에서는 “임금(수수료)이 떨어(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Naidu 교수는 월마트가 자신의 노동력에 대해 긱 노동으로 전환gigifying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흥미롭다며 사람들은 소매업을 아웃소싱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임금 하락의 주된 원인인 자동화 


월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인력 활용의 또 다른 대안은 자동화인데, 자동화 역시 노동자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최근 투자자용 발표 자료에 따르면 월마트는 매장에서 셀프 체크아웃 사용을 두 배로 늘렸으며 새롭게 개점하는 매장에서는 계산원을 고용한 라인을 줄였다. 또한 로봇, 가상 및 증강 현실,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계산대가 아예 없는 ‘Amazon Go’와 유사한 상점인 Project Kepler를 개발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자동화가 일자리를 없애거나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동화는 노동자들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동자들이 더 좋은 보수를 받는 일자리로 인도할 수 있다. 자동화가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MIT대학의 David Autor와 Utrecht대학의 Anna Salomons는 최근 OECD의 18개국 28개 산업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화 효과를 분석한 결과, 1970년 이래로 자동화가 일자리를 줄이지는 않았으나 2000년대 이후로 자동화가 노동자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있음을 찾아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저자들은 자동화가 노동력을 늘리기보다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고용, 노동시간, 임금은 하락하지 않았지만 임금 인상률은 경제 성장률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반대로 사용자들의 이익은 크게 늘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대해 저자 중 한명인 Autor 교수는 임금 인상률이 경제 성장률에 비해 낮은 원인으로 자동화를 꼽았다. 


월마트는 작년에 약 1억 7천 8백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아마존의 급속한 성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데 아마존의 직원당 이익이 약 31만 5천 달러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월마트는 연간 매출이 5천억 달러로 아마존보다 규모가 훨씬 크지만,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 수가 아마존에 비해 4배가량 더 많아 직원당 이익은 21만 7천 달러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아마존과 경쟁 관계인 월마트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데 그 전략이 긱 노동자 활용과 자동화인 것이다. 이러한 월마트의 인력 활용 변화는 유통업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이들이 소매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23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 Pixar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Wall-E가 우주로 추방된 대형 인간을 묘사한 일이 있었다. 10년 전, 허구의 악랄한 기업인 Buy N Large는 월마트의 풍자로 여겨졌다. 오늘날 어떤 이들은 지금은 월마트보다 아마존이 Buy N Large에 더 적당한 비교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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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almart's Future Workforce: Robots and Freelancers〉라는 제목으로 The Atlan-tic에 2018년 4월 4일 게재되었다. 원문은 https://www.theatlantic.com/business/ar-chive/2018/04/walmarts-future-workforce-robots-and-freelancers/557063/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Mechanical Turkers는 플랫폼 노동자를 지칭하는데, 컴퓨터로 일하기 어렵고 인간이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단순·반복적인 노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태그를 부착하거나 명함 입력 등의 노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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