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손으로 나오지 못하는 답답함이
우울로 켜켜이 쌓여 가고
머리맡을 지키던 시어가
두려워졌다
하지만 너는
누구에게도 전염되지 않게 내 품에 있어주렴
너의 몸을 베고 나는 깊고 깊은
잠에 들고 싶어
꿈이 풀려 허기가 지면
나는 비로소 책을 뜯어
단어로 배를 채우고
우물 안에 웅크리고 있는
시를 찾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에게 시가 있을까?
시에게는 진심이 있을까?
잠시,
어떠한 질문을 시에게 할 수 있을까?
사흘을 굶고 앉아있어도
어제의 서글픈 나를 짓누르던 감정이
첫사랑처럼 지치지도 않고
오늘 밤도
심장을 누른다
김진 시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경남작가회의 회원, 2007 경남작가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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