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두식 노조 지회장이 합의서를 살펴본다. 진즉에 문구 한 줄, 토씨 하나 수없이 확인했을 테다. 거기 회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한다고, 또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들었다. 오랜 구호였다. 등에 새기고 목청에 새긴 것이었다. 오랜 시간 길에서 뱉은 말이었다. 먼저 간 동료의 유서 내용이었다. 서명 마친 합의서를 다시 살폈고, 스마트 폰 들어 기록했다. 카메라 든 삼성의 홍보팀 직원이 손잡은 노사 대표자의 화기애애한 표정을 주문했다. 굳은 표정의 지회장과 노조 간부들이 잠시 웃었고 찰칵, 기록으로 남았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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