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팩처럼

by 센터 posted Feb 28,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Files

발에핫팩.jpg


그 따뜻하다는 솜 넣은 부츠가 하나 생겨 시골집에 보냈다. 아버지 신으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욕심을 냈다. 원래 이런 건 크게 신어야 한다나. 아이고 어머니, 내 하나 더 사 보낼게요. 겨울 다 지나 늦었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추위가 늦도록 기승이다. 발 따시니 참 좋더라는 전화를 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진짜 추운 날엔 발끝이 아프다. 여느 집회 사회자 말마따나 투쟁의 열기가 곳곳에 높았으나 손끝, 발끝 아린 걸 어쩔 순 없었다. 핫팩 몸에 붙이고, 손에 쥐고, 발 등에 올려놓고서야 아픔을 덜었다. 이 겨울 누구나가 추웠지만, 칼바람 맞아 시린 사람들이 길에 유독 많았다. 체감온도는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흰옷 입고 앞장선 사람들이 자꾸만 아래로 엎어져 아스팔트에 핫팩처럼 붙었다.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 훈장처럼 file 센터 2021.10.27 65
57 현장으로 가는 길 file 센터 2015.04.13 1560
56 허수아비 file 센터 2022.02.24 49
» 핫팩처럼 file 센터 2018.02.28 1203
54 폐허 file 센터 2016.08.24 1372
53 파란 나라, 파란 천막 file 센터 2018.07.02 1488
52 출근길 file 센터 2016.03.11 1340
51 추락하는 것은 file 센터 2023.06.27 57
50 철망 앞에서 file 센터 2017.04.26 1520
49 책임지라 말하고, 어느새 농성은 file 센터 2016.04.28 1358
48 줄초상 file 센터 2016.10.31 1295
47 주마등처럼 file 센터 2014.10.21 2647
46 일상다반사 file 센터 2015.03.03 1616
45 인지부조화 file 센터 2020.10.22 311
44 이면, 혼신의 힘 file 센터 2022.04.25 39
43 유실물 file 센터 2021.02.24 123
42 우산 file 센터 2017.10.30 1266
41 우리 만남은 file 센터 2023.04.27 38
40 올해는 당신 file 센터 2016.01.26 1341
39 오버홀 file 센터 2019.04.29 153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