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전 당선작 심사평] 우리 시대 노동 이야기

by 센터 posted Jan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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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선 르포작가



올해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에는 이전에 비해 더 다양한 직종과 세대의 글이 응모되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현장 노동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한편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 노동이 구석구석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힘든 노동 현장을 겪어내면서도 시간을 내어 글로 쓰고 알려내고자 한 모든 응모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 해결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노동 수기를 통해 현실의 문제점을 더 많이 알려낼 수 있고자 했습니다. 대부분 응모작들이 현장의 절박함과 진실성을 담고 있어 소중한 글이었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논의를 통해 응모 수기가 담고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글 자체의 완성도와 내용의 충실함이 있는지, 대표하고 있는 직종이 무엇인지 고려하면서 글을 선정했습니다. 대상이 수기인 만큼 노동자 현실을 당사자의 시선으로 정직하고 자세히 기술되었는지도 감안했습니다. 


대상을 받은 〈조롱받지 않을 권리〉는 대리운전노동자의 투쟁을 통해 드러나는 특수고용 노동 문제를 다룬 것으로 이 시대 노동 문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한 시각을 드러내는 글이었습니다. 대리운전노동자의 일상 공간을 소재로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을 취했으며 노동자들의 숨 가쁜 하루가 잘 부각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관점이 돋보였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당선작으로 정해졌습니다. 


우수상을 받은 〈나는 프리랜서입니다〉는 방송 구성작가의 노동 현실을 다룬 것으로, 내용이 방송작가들의 현실을 잘 전해주고 글의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지금 현장의 목소리를 내고 불합리한 현실과 싸우는 방송작가들의 노력이 이 글을 통해서도 더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우수작 〈함께, 그리고 다같이〉는 마트의 한 여성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현실을 통해 다른 노동자들의 현실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쓴 글입니다. 노동자로서 편견을 가지지 않고 다른 노동자들의 현실에 공감하는 일상의 과정을 잘 기술해주었습니다. 


우수작인 〈나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은 교무행정사의 노동 현실을 드러낸 글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출산 휴가 문제로 드러나는 이 시대 여성들이 겪는 성 차별과 노동 차별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문제제기하고 있습니다. 숨어 있는 노동 현장 이야기를 끄집어내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살 수 있는 문제의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들었습니다. 


우수상 〈당신이 만나는 벨의 속사정〉은 아르바이트하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글입니다. 하루의 노동이 구체적으로 잘 드러나고 노동하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생각과 변화들이 생생하게 기술된 점이 돋보였습니다.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과 고충을 다룬 지점이 있었고, 우리 시대에 보편적 생존 방식이 되어가고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 문제를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이 글을 당선작으로 했습니다.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아울러 다른 응모자들에게도 격려의 마음을 전합니다. 비정규 노동 수기는 자신의 노동 이야기를 기록하며 정직한 울림으로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생명력 있는 글들이므로 중요한 글들입니다. 잘못된 노동 현실을 묵과하지 않고 인간의 목소리로 우리 삶과 사회를 직시하고 변화시켜 가는 노동자들의 글쓰기가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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