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2020년까지 99%가 정규직 된다
ㆍ비정규직 2940명 직접 고용 합의
ㆍ60개 협력업체 총 9785명 전환
ㆍ한국노총 “원칙 무너져” 반발
박준철/최미랑 기자 (경향신문 / 2017. 12. 26 )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사실상 타결됐다. 오는 2020년까지 비정규직 노동자 99%가 정규직화된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1만명의 정규직화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첫 시험대이다. 인천공항 노(비정규직 노조)·사(공항공사)·전(전문가)협의회는 26일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방안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문에는 인천공항 60개 협력업체 노동자 9894명 중 109명을 제외한 97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 중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2940명은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한다. 나머지 70%는 3개 자회사를 설립, 고용한다.
채용방식은 공항공사 직고용의 경우 관리직은 비정규직 내 경쟁채용, 현장직과 자회사는 면접과 적격심사 등 최소 심사방식이다. 정규직화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협력업체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절감해 처우개선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기존보다 임금이 10%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공사는 협력업체 60개 중 15개의 1829명은 내년 1분기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자회사는 내년 말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45개 협력업체는 용역계약 기간 준수를 요구, 중간에 계약해지를 할 수 없다고 밝혀 인천공항 정규직화는 모든 협력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2020년 6월 완료될 예정이다.
대상에서 빠진 109명은 외국계와 대기업 소속 비정규직 직원이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조는 “인천공항 정규직화로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길이 마련됐다”며 “1만명 직접 고용이 원칙이지만 이번 타결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8월부터 39차례 노·사·전협의회를 거쳐 타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찮다. 노·사·전협의회에 참가한 한국노총은 이날 “원칙이 무너졌다”며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연내 1만명이라고 규모와 시한을 정해놓고 시작해 갈등이 커졌다”며 “한국노총은 처음부터 생명·안전부문 직접 고용을 주장했는데 3000명 직접 고용 방안은 이런 원칙과는 상관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지난 21일 사측과의 임단협(안)이 부결돼 노조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공항공사 정규직 인력이 1200여명인 데 비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력이 너무 많고, 반드시 공개 경쟁 채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