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바퀴가 주저앉았다
켜켜이 쌓인 주름살 같은 상자가
안간힘을 다해 도로 한복판에서 벗어나려 한다
늘 벗어나려 했던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바퀴의 그늘
끌어도 끌어지지 않는 상자의 무게로
길바닥에 주저앉아 한나절 그늘을 받아낸다
푹 수그리고 앉았던 자리에
늙은 그림자는 꼼짝을 하지 않는데
홑겹의 낡은 옷이 휘청거리며
거리를 밀고 간다
묵묵히 바닥만 내려다보던
늙은 그림자가
스러지지 않고 어제도 오늘도
그 자리에 앉아 있다
박경희|1974년 충남 보령 출생.
2001년 시안 신인상 수상. 제 3회 조영관 창작기금 수혜.
시집 《벚꽃 문신》, 동시집 《도둑괭이 앞발 권법》,
산문집 《꽃 피는 것들은 죄다 년이여》,
《쌀 씻어서 밥 짓거라 했더니》가 있음.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 | 천국의 경비원 | 센터 | 2017.04.27 | 1562 |
18 | 안개주의보 | 센터 | 2017.02.27 | 1432 |
17 | 50년의 판타지 | 센터 | 2016.12.27 | 1302 |
16 |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는 거리의 이편과 저편 | 센터 | 2016.10.31 | 1663 |
15 | 바닥은 쉽사리 바닥을 놓아주지 않는다 | 센터 | 2016.08.24 | 1696 |
14 | 보호는 좋은 것입니까? | 센터 | 2016.06.30 | 1664 |
» | 리어카의 무게 | 센터 | 2016.04.28 | 1630 |
12 | 그리고 나는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 센터 | 2016.03.14 | 1747 |
11 | 이상한 집* | 센터 | 2016.01.26 | 1505 |
10 | 역사는 당신의 개인수첩이 아니다 | 센터 | 2015.12.07 | 1589 |
9 | 부서진 사월 | 센터 | 2015.10.05 | 1773 |
8 | 엄지손가락 | 센터 | 2015.07.24 | 2268 |
7 | 알 수 없는 것들 | 센터 | 2015.03.03 | 1677 |
6 | 생활 | 센터 | 2014.12.22 | 1710 |
5 | 출근길 | 센터 | 2014.10.21 | 3147 |
4 | 우리는 다 배우다 | 센터 | 2014.08.18 | 2166 |
3 | 비정규직 노동자, 세월호여! | 센터 | 2014.07.01 | 1846 |
2 | 밀양 | 센터 | 2014.04.23 | 1837 |
1 | 연대 | 센터 | 2014.03.20 | 1717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