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

by 센터 posted Apr 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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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고 낳았는데 죽으러 가는구나”

어머니는 전장으로 떠나는 아들을 처연한 심정으로 바라만 본다.

“이 어린 것이 살아올 수 있다면···.”

무사 귀환을 초조하게 기다린 지 두 달 만에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

1914년 10월 30일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어머니는 오열을 한다. 아들의 나이 겨우 열여덟.1차 대전과 2차 대전, 전장의 난무하는 총탄은 니편 내편을  가리지 않는다. 청춘도 누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청년과 그 아들을 앞세운 불행한 부모들만 만들 뿐···. 시대나 개인이나 모두가 불행했다.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1867~1945년)의 작품 〈피에타 piera〉는 싸늘한 주검으로 되돌아온 자식을 어머니는 품에 안고 놓지 못한다. 아들은 마치 따뜻하고 안전한 자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웅크린 채로 어머니의 무릎 사이에 기대어 있다.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슬픔은 끝이 없다. 시대의 억압과 개인의 고통으로 힘겨운 삶을 인내하여야만 하는 눈물겨운 모성애가 전해온다. 어린 자식을 가슴에 파묻은 콜비츠는 예전의 붓을 버리고 칼을 잡았다.

목판화 특유의 흑백의 단순함과 강렬한 터치감은 고통과 절망의 떨림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목판에 칼질하며 전쟁의 상흔과 개인의 아픔을 하나하나 새겼는지도 모른다. 달동네에서 평생 병든 사람들을 무료 진료하였던 의사인 남편 카를 콜비츠와 뜻을 같이하여, 가난한 노동자와 삶을 함께 나누었다. 그녀는 늘 빈곤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슬픔과 절망을 굳건히 그려온 사회 참여 예술가였다. 그들과 함께 울고 함께 느끼며 함께 분노하고 함께 싸우고··· ‘함께’ 라는 공동체적 감성이 작품마다 가득하다. 우리 곁에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자식을 허망하게 잃은 슬픔을 아직 보상받지 못한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적 연대감이 더욱더 절실하다. 더 이상 인간의 존엄에 대한 침몰을 지켜볼 수가 없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윤아/센터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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