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없어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by 센터 posted Mar 03,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Files

엽서.jpg

                                                *구스타프 클림트가 에밀리 플뢰게에게 보낸 엽서 1908.7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는 검은 줄기의 나무에 꽃과 열매를 대신해 빨간 하트를 가득 담은 아름다운 엽서를 에밀리 플뢰게에게 전했다. 클림트가 그림에 쏟은 열정만큼이나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정열적이었음이 느껴진다.클림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키스〉이다. 한 남자의 입맞춤과 강렬한 포옹, 이를 품고 달콤함에 취해 있는 듯한 여자. 화려한 색채와 기하학적 선, 그리고 패턴을 이용하여 환상적인 연인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사랑에 빠져 있는 연인들은 그림을 보는 순간 몽환적인 남녀의 키스에 빠져서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을 것이다. 클림트는 여성편력으로 유명하다. 그의 주변에는 창작의 뮤즈가 되고픈 허영기 가득한 여자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몸을 파는 거리의 여성부터 관능적인 모델, 그리고 귀족 부인까지…. 그는 어떤 여성이든 상관없이 오로지 욕망에 몸을 맡겼다. 그 가운데에는 그의 아이까지 낳은 여인도 여럿 있었지만 어느 누구와도 진지한 연인 관계를 지속하거나 동거도 하지 않은 나쁜 남자였다.하지만 이 나쁜 남자를 진짜 사랑 앞에서 주저하도록 만든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에밀리 플뢰게. 그녀와의 완벽한 사랑을 꿈꾼 탓일까? 그녀의 청혼도 거부한 채 20여 년 동안 정신적인 사랑만 나누며 마지막 생의 순간까지도 그녀를 곁에 두었다.클림트에게는 두 우주의 여인이 있었다. 한 우주는 육체적 사랑을 나누며 허무주의에 빠지게 만들었던 여러 여인들과 다른 우주는 정신적 사랑을 나누며 이상주의에 빠지게 만든 단 한 여자, 에밀리였다.완전한 사랑을 갈구하면서 실제로는 불완전한 반쪽짜리 사랑을 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하는 이도 있지만 글쎄. 플라토닉 러브가 그가 이루고 싶었던 완전한 사랑의 또 다른 선택이 아니었을까?


이윤아/센터 기획편집위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 '어떻게 늙을 것인가' file 센터 2020.08.24 555
54 2022 서울 이동/플랫폼 노동 사진 공모전 당선작 file 센터 2022.08.29 70
53 ‘가장 나쁜 평화도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 file 센터 2017.08.28 2358
52 ‘너’라는 위대함을 믿는다. file 센터 2023.12.01 40
51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file 센터 2023.09.11 67
50 ‘우리 모두 함께해야 한다’ file 센터 2021.06.23 156
49 ‘화가’가 아닌 ‘배우’가 죽었다 file 센터 2016.06.27 1817
48 “내게 천사를 보여 달라, 그러면 나는 천사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file 센터 2018.11.01 1783
47 〈슬픔〉은 작은 시작이다 file 센터 2014.10.21 5266
46 그가 그립다 file 센터 2016.04.28 2699
45 기록의 힘 file 센터 2024.01.17 41
44 기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file 센터 2022.04.25 629
43 기적 file 센터 2016.01.26 1697
» 꽃이 없어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file 센터 2015.03.03 3034
41 나는 누구인가? file 센터 2018.04.26 1912
40 나아지는 걸 축하합니다 file 센터 2021.02.24 1002
39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file 센터 2015.12.02 3804
38 노동에 대한 숭고한 시선_조나단 브로프스키 <해머링 맨> file 센터 2019.06.25 1889
37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가? file 센터 2022.10.31 41
36 당신의 아들이 전사했습니다 file 센터 2015.04.13 1785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Next ›
/ 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