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한편 밝게 빛나는 전광판에 사람 둘이 올라 겨울바람을 버틴다. 현수막 내걸고 농성한다. 가끔 손짓을, 때때로 구호를 외친다. 그 아랫자리에 비닐 집 짓고 동료들이 버틴다. 자주 고개 꺾어 하늘을 살핀다. 저녁 문화제에 선보일 노래 연습을 한다. 틈틈이 누워 쪽잠을 청한다. 낡은 침낭이 한낮 인도 위에 능청맞게 뒹군다. 끼니 삼은 단팥빵 포장지가 바람 따라 구른다. 바싹 마른 귤 껍데기가 분주한 발길 아래 바스러진다. 노숙 농성이 이미 길었다. 고공 농성이 어느새 기약 없다. 어서 퇴근하여 가족과 함께 지내라는 정부 광고가 전광판에 오른다. 하트 뿅뿅 정겹다. 태극기 휘날린다.
글·사진 |정기훈 매일노동뉴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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