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세월호여!

by 센터 posted Jul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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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자본에 혹사당한 이 땅의 노동자

자본과 정권과 관료의 결탁으로

바다에 수장된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가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연장, 특근, 휴일노동 수난을 당하듯

너도 어찌할 수가 없었구나

 

20년이 한계였던 너의 노동력은

자본과 정권과 관료에 의해

30년으로 늘어나는 수난을 당했지

네 의지와는 상관없이

증축이라는 수난을 당했지

 

택배 특수고용 노동자가

할당량을 무리하게 배정받듯

네 몸에 과적된 화물들

네가 감당해야 할 짐은

너무나 무겁고 버거웠다

 

병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제때에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듯

고장 난 너의 부품들 또한

제때에 제대로 정비를 받지 못했다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계비마저 착취당하듯

노쇠한 네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평형수마저 착취당했다

 

이 땅의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소불위 자본에 착취당하며

사랑하는 가족 가슴에 품고

막막한 노동판에서 병들어 죽어가듯

망망한 바다에 침몰된 세월호여!

떠안은 짐 힘이 부쳐

사랑하는 꽃다운 어린생명들

가슴에 품고

바다에 수장된 세월호여!

 

너는

바다에 수장된 비정규직 노동자!

다시, 떠올라라

분노하듯 떠오르고

떠오르듯 분노하라

그리하여

푸른 새벽바다 파도 헤치고

새날을 여는 붉디붉은 태양처럼

새 세상을 열자

 

 

 

글|시인 정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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