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당신의 연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 투쟁

요즘 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의 투쟁이 담긴 짧은 영상이 돌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노동자영상모임이 제작한 이 영상은 2007년 시행된 비정규법, 파견법으로 다단계 외주화를 추진해 3년 전 시행된 비정규직법과 파견법으로 인해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1차 용역으로 떨어지고, 또다시 2차 용역(파견)노동자로 전락하면서 결국엔 최저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음은 영상의 내용과 화면을 편집한 것이다.
바로 몇 시간 전 해고된 여성노동자들이 여기 있다.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자신들의 자리를 메운 낯선 젊은이들의 등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눈에 절망이 스친다.
“이곳은 10년 넘게 일한 어머니들의 일자리입니다. 집에 가면 여러분 같은 자식들이 있습니다. 어머님들이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넘겨주세요. ”

2007년 7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2년 이상 비정규직으로 일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노동법. 그러나 오히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법 때문에 해고되었다. 수많은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 의무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된 자리를 외주, 용역, 하청으로 전환했다.
동산의료원도 마찬가지였다. 의료원은 직영으로 운영하던 환자식당 업무를 용역으로 외주화했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표를 쓰고 용역업체로 갈 것을 강요했다. 불안했지만 일을 해야만 했고 의료원측도 고용승계를 약속했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이회자 분회장은 말한다.
“그 당시에는 그나마 동산병원에서 직영을 하다가 외주를 주니까 양심은 있어서 월급 조금 올려주고 고용승계 해줬어요. ”
“동산병원은 그러는 거예요. 용역업체만 바뀔 뿐이다. 용역업체로 바뀌어도 100% 고용승계 다 된다. 일도 여기에서 한다. 아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동산의료원이 최근 환자식당 용역 업체를 한화리조트(급식위탁업체)에서 풀무원 ECMD(급식위탁업체)로 바꾸면서 게다가 용역 업체조차 인력관리업무를 또 다른 파견업체에 외주화하면서 이들 노동자 50명의 고용문제는 허공에 붕 떠버렸다. 직영에서 용역으로 팔리고 업체가 바뀌면서 다시 2차 용역으로 또 팔렸다. 2차 용역 업체가 노동자들이게 제시한 조건은 성별고용에, 급여는 법정최저임금인 시급 4,110원이었다. 1차 용역에 2차 용역, 중간 업체들에게 이리저리 뜯겨간 결과였다.
“법정 최저임금 받으면서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라는 식으로 입사원서 던지고 가버리니까 거기서 사람이 멸시당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
“실제로 멀리서 오는 노동자들은 교통비가 10만원 넘게 들 때도 있는데 그러면 거기서 얼마나 남겠어요.”
특별고용과 20% 임금삭감을 노동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해고가 된 그 시점부터 식당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 노동자들은 환자 배식 업무를 자신들이 직접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동산의료원은 관리자들을 동원해서 폭력으로 대응했다.
“천만원 받는 사람들이 백만원 받는 사람들한테 80만원만 주겠다고 이렇게 기를 써?”
십년을 넘게 일해 온 일터를 하루아침에 빼앗긴 노동자들이 망연자실하게 주저앉는다.
“여기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앞인데, 저희 쪽 사람 한명이 병원측 사람한테 밀려서 머리가 깨져서 응급실로 갔거든요. 빨리 좀 와주세요.”
모퉁이엔 피가 낭자하다.
“저기 넘어져 있는데 보고 웃더라. ”
“동산병원 환자들 위해서 밥해준 것 밖에 없는데 하루아침에 해고되고, 허리까지 다쳐가지고 이런 식으로 우리가 나가야 되겠나, 지금.. ”

환자식사는 치료과정에 있는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치료식이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에서 책정한 환자식 한 끼 식대는 직영운영을 기준으로 해서 5810원. 그러나 식당을 외주화하면서 공단은 식대를 5190원으로 삭감시켰다. 그만큼 외주식사가 질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동산의료원이 외주를 강행하는 것은 외주를 통해 버는 돈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류남미 민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미조직비정규실장
“외주를 하면서 비용 절감이 된다는 것은 딱 두가지 조건 밖에 없다. 하나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대폭 하향시키는 것. 또 하나는 식재료와 관련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
“동산에서 운영할 때는 삼계탕, 곰탕, 갈비탕, 생선도 조기구이 한 마리씩 나가고 상당히 질이 좋았는데 외주로 넘어가니까 생선이 들어갈 자리에 계란찜 하나 들어가면 나머지는 야채종류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
동산의료원이 자체 조사한 환자만족도 설문 결과 병원식사가 가장 큰 불만으로 나왔다. 환자식당 외주용역화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동산의료원이 환자식당을 볼모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나갈 수 없다.
서울환자복지센터 김경애 사무국장이 말한다.
“이번 동산병원 사례는 이중하청의 운영방식을 통해 기업의 이윤이 개입되었고 그로인해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간염이나 장기 등의 문제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식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치료에 필요한 양질의 환자식을 공급받아야 할 환자관리를 저해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
지난 6월 8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협동 기자회견에서 동산의료원은 시민들의 목소리까지 막아섰다.
마흔 명이 넘는 대량해고에 폭력사태까지 농성중인 환자식당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도와주신 것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동산의료원 1차 용역업체, 2차 용역업체 모두 이 노동자들의 눈물이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류남미 미조직비정규실장은,
“외주용역업체 같은 경우는 원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원청에서 동의하지 않는 일을 하게되면 2년 후 계약이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원청이 이 사태에 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가 용역업체의 입장을 좌지우지하는데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겠다. 최근에 동덕여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동덕여대에서 청소 일을 하시는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집단 해고되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투쟁을 했고, 결국 동덕여대 원청이 나서서 하청업체와 노조, 3자가 함께 교섭을 해서 전원고용승계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결국은 동덕여대 학교 측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는 의지를 갖고 나서야 이 사건이 해결되었다. 따라서 동산의료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지만 이 문제가 해결된다. 지금처럼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라는 식의 태도는 노동자들과 환자들의 고통을 모두 방조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 고 말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마케팅 대상을 수상한 동산의료원.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그 명성 뒤에는 환자 식사를 볼모로 돈벌이하는 잇속과 환자식당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다.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당신의 연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센터 편집위원 이혜정


